비트코인, 가상화폐, 가상자산, 암호화폐 등 그 명칭이 어떻게 되든지, 그 법적성질로서 재물성이 인정되는지가 많이 문제되고 있다.
형사적으로는 비트코인을 전송받고도 돌려주지 않은 경우 횡령죄가 성립하는지가 문제되며, 민사적으로는 특정물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비트코인의 재물성을 부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아래 판결은 유명한 비트코인 몰수 판결인데, 이 판결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
[1]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 한다)은 국제적 기준에 맞는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마련하고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에 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특정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여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다. 특정범죄를 직접 처벌하는 형법 등을 보충함으로써 중대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형사법 질서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규정하고[제2조 제2호 (가)목],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제8조 제1항 제1호). 그리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시행령은 “은닉재산이란 몰수·추징의 판결이 확정된 자가 은닉한 현금, 예금, 주식,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2항 본문).
위와 같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입법 취지 및 법률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취득한 것으로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는 무형재산도 몰수할 수 있다.
[2] 피고인이 음란물유포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위반(음란물유포)죄와 도박개장방조죄에 의하여 비트코인(Bitcoin)을 취득한 사안에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 한다) [별표] 제1호 (사)목에서는 형법 제247조의 죄를, [별표] 제24호에서는 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2호의 죄를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있어 피고인의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유포)죄와 도박개장방조죄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하며, 비트코인은 경제적인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하여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가상화폐’의 일종인 점, 피고인은 위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사진과 영상을 이용하는 이용자 및 음란사이트에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들로부터 비트코인을 대가로 지급받아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취급한 점에 비추어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라고 보아야 하고, 몰수의 대상인 비트코인이 특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취득한 비트코인을 몰수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
위 판결을 분석해 보면, 일단 비트코인을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재산으로 표현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디지털로 표상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재물'에 대하여는 우리 민법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바, 비트코인이 여기의 유체물에 속하지 않음은 의문이 없다. 그러면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인가 문제되는데 자연적인 요소가 약하다는 점에서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의미에서 위 판례에 대하여 암호화폐의 재물성을 부정하고 재산상 이익으로 파악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압도적 다수이다.
결국 위 판례에 의할 때, 비트코인의 재물성은 부정되므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다.
다만 재산상 이익이라도 특정이 가능하다는 점, 그래서 몰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밝힌 점은 일반적인 전자정보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12. 7.)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