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중심사회라는 말이 최근 자주 거론되고 있다. 사회와 기술의 중심이 소프트웨어로 옮겨지고, 소프트웨어의 무한한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을 확인하였지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어, 반성적 고려에서 나온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조기교육을 강조하면서 초·중학생들에 대한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가 논해지고 있지만, 주변의 현직 개발자들은 사회나 기업의 홀대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개발자들에 대한 복지가 고쳐지지 않는 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의 실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개발자의 연봉과 처우는 선진국보다 많이 열악하다. 낮은 연봉, 잦은 밤샘작업, 휴일 없는 작업, 보장되지 않은 승진 기회, 높은 이직률 등이 회사에 재직하는 개발자들의 현실이고, 창업을 하자니 죽음의 경쟁, 불량 투자환경, 모방자 천국, 수많은 규제 법령 등 창업환경도 좋지 않기에, 상대적으로 조건이 좋은 해외로, 외국기업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초ㆍ중학생들이 졸업하여 사회에 진출하더라도 개발자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똑같은 좌절을 느끼고 외국으로, 해외 기업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의 성과를 내려면 개발자 처우와 복지 개선이 필수인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개발자만큼 복지나 창업환경이 좋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 변호사들의 실정이라는 것이다. 악화되는 업무환경과 수임환경은 예전보다 변호사 복지를 더 후퇴시키고 있다. 우리 로펌의 경우 몇 년간 고민을 지속한 끝에 여름휴가, 월차와 별도로 1년에 4주의 안식주를 보장하게 되었는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 제도가 정착하면서 변호사들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업무 효과도 좋아져 궁극적으로는 의뢰인 만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런 선순환을 보면, 변호사 복지를 변호사 업무의 핵심으로 여겨야 할 것이고, 개발자 복지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4. 8. 18.)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