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공기관이건 사기업이건 소프트웨어(SW)는 중요한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는 현재 업무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구성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향후 매출 등을 좌우하고 있다. 이렇게 SW 및 그 관리의 비중은 커져가고 있지만, SW 관리 부실로 인한 문제도 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SW 및 저작권 관리 부실로 인한 혈세 낭비는 걱정할 수준에 이르렀다. 예컨대 공공기관 내의 직원이 업무외 목적으로 불법 SW를 사용하다가 단속에 걸렸는데 그 합의금을 공공기관이 혈세로 대신 지불해 준 경우도 있고,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데도 문책이 두려워 수억원이나 되는 합의금을 혈세로 지불하고 자체적으로 사건을 덮는 경우도 있으며, 민원인 등이 공공 PC에서 불법 SW를 사용한 결과를 고스란히 공공기관이 혈세로 대신 부담해 주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저작권자의 라이선스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여 주지 않아도 될 돈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고, 라이선스를 받고 진행하여야 하는 시스템을 라이선스를 받지 않고 진행하여 나중에 수십배나 되는 거액의 합의금을 부담하는 경우도 있으며, 법적으로 따지면 저작권 침해가 아니기에 굳이 주지 않아도 되는 합의금을 협박에 못 이겨 담당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지급하고 끝내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혈세 낭비에 그치지 않는다. 과도한 합의금을 지출한 이후에 SW 부문 예산이 떨어져서 업무에 반드시 필요한 SW를 공급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고, 그 결과 업무는 상당기간 동안 낙후되어 국민들은 혈세부담의 짐뿐만 아니라 질 나쁜 공공서비스를 참아야 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눈에 보이는 PC나 서류 등에 대한 유형물 관리도 중요하지만, 현재 공공기관이 가장 신경을 써야 하며 공공영역에서 가장 부실한 것은 SW 관리라 할 수 있다. 부실한 SW 관리로 인하여 국민들이 내는 혈세는 눈먼 돈이 되어 법적으로 과도한 요구를 하는 저작권자에게 흘러가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사태를 덮는 데 급급할 뿐 아무도 이런 것에 대한 관심이나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 혈세가 저작권 괴물의 손에 들어가지 않고, 국민들의 편익과 복지에 쓰일 수 있도록 SW 관리를 선진화하여야 한다.
즉 공공기관의 SW 관리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선진화하여 저작권 침해를 미연에 막고 법적으로 부당한 합의금 지급 요구에는 응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관리자에 대한 SW 저작권 교육을 통하여 늘어나는 저작권 괴물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고, 공공기관끼리 SW 및 저작권에 관하여 상호 정보공유 시스템을 만들어 지능화되고 조직화되어가는 저작권 괴물에 공동 대처할 수 있게끔 하여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국민들이 부실한 SW 및 저작권 관리로 인한 세금 낭비에 대하여 더 이상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날이 조금이라도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디지털타임스(2014. 4. 30.)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