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법에 따르면, 대부업은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다.
o 금전의 대부(어음할인, 양도담보 그 밖의 이와 비슷한 방법을 통한 금전의 교부를 포함함)를 업으로 하는 자 (대부업자)
o 대부업자 또는 여신금융기관으로부터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추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 (대부채권매입추심업자)
정의규정은 단순하지만, 실제로 대부업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논란이 많다. 판례를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기로 한다.
1. 대법원 2013. 9 27. 선고 2013도8449 판결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본문은 “대부업이란 금전의 대부(어음할인·양도담보, 그 밖에 이와 비슷한 방법을 통한 금전의 교부를 포함한다)를 업으로 하거나 제3조에 따라 대부업의 등록을 한 자 또는 여신금융기관으로부터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추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서 ‘업으로’ 한다는 것은 같은 행위를 계속하여 반복하는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단순히 그에 필요한 인적 또는 물적 시설을 구비하였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금전의 대부 또는 중개의 반복·계속성 여부, 영업성의 유무, 그 행위의 목적이나 규모·횟수·기간·태양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도1985 판결 등 참조).
2.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도4390 판결
피고인이 다수의 연예기획사에 투자금 명목으로 7회에 걸쳐 합계 8억 원의 자금을 융통하여 주고 투자수수료 등을 받음으로써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아니하고 대부업을 영위하였다고 하여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이라 한다)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평소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던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소개받아 투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단기간 동안 사업자금을 융통하여 주면서 그 대가로 투자수수료 명목의 금원을 공제하여 수취하는 한편 사업의 이익이나 손실 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확정수익금을 지급받기로 하고, 이를 불이행하는 경우에는 확정수익금을 포함한 미지급금 외에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및 위약금까지 가산하여 지급받기로 한 것은 명칭이나 명목 여하에 상관없이 실질적으로는 일정한 기간 금전을 이용하게 하고 그 대가로 이자를 지급받는 금전의 대부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고, 위와 같은 대부행위의 목적이나 규모·횟수·기간·태양 등의 사정에다가 대부업법의 입법취지를 아울러 고려하여 볼 때 이는 계속하여 반복할 의사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대부업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바와 같이 금전의 대부를 업으로 영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부업법에서 정한 대부업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3. 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8도7682 판결
대부업법의 관련 규정과 입법 목적, ‘금전의 대부’의 사전적인 의미, 대부업법 제2조 제1호가 ‘금전의 대부’에 포함되는 것으로 들고 있는 어음할인과 양도담보의 성질과 효력 등에 비추어 보면, 대부업법 제2조 제1호가 규정하는 ‘금전의 대부’는 그 개념요소로서 거래의 수단이나 방법 여하를 불문하고 적어도 기간을 두고 장래에 일정한 액수의 금전을 돌려받을 것을 전제로 금전을 교부함으로써 신용을 제공하는 행위를 필수적으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재화 또는 용역을 할인하여 매입하는 거래를 통해 금전을 교부하는 경우, 해당 사안에서 문제 되는 금전 교부에 관한 구체적 거래 관계와 경위, 당사자의 의사, 그 밖에 이와 관련된 구체적·개별적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평가할 때, 금전의 교부에 관해 위와 같은 대부의 개념요소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이를 대부업법상 금전의 대부로 보는 것은, 대부업법 제2조 제1호 등 조항의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이 되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반된다.
피고인이 인터넷 사이트에 ‘소액대출 및 소액결제 현금화’ 등의 문구를 적시한 광고글을 게시하여 이를 보고 접근한 의뢰인들에게 문화상품권을 소액결제를 하고 구매 후 인증되는 문화상품권의 핀(PIN) 번호를 자신에게 알려주게 하여 의뢰인들이 구매한 문화상품권 액면가의 22% 금액을 선이자 명목으로 공제하고 나머지 77.8% 금액을 대부해 준 다음 위 핀 번호를 상품권업자에게 판매하는 방법으로 미등록 대부업을 영위하였다고 하여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이라 한다)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의뢰인들에게 일정한 할인료를 공제한 금전을 교부하고 이와 상환하여 교부받은 상품권은 소지자가 발행자 또는 발행자가 지정하는 일정한 자에게 이를 제시 또는 교부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함으로써 권면금액에 상응하는 물품 또는 용역을 제공받을 수 있는 청구권이 화체된 유가증권의 일종인 점, 피고인과 의뢰인들 간의 상품권 할인 매입은 매매에 해당하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의뢰인들로부터 상품권을 할인 매입하면서 그 대금으로 금전을 교부한 것은 대부의 개념요소를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워 대부업법의 규율 대상이 되는 ‘금전의 대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대부업법이 규정하는 금전의 대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대부업의 범위는 통상 형사사건에서 많이 문제되는데, 만일 대부업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등록을 마치지 않고 영업을 하는 경우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따라서 대부업의 범위를 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친구에게 돈을 몇 차례 빌려주는 것은 이를 대부업으로 보지 않지만, 다수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이자 등을 취하는 경우는 그 영업성은 인정될 수 있어 대부업의 범위에 포섭될 수 있다.
최근 문화상품권 등의 지급수단의 판매 사안에서 이것이 대부업의 범위에 포섭되는지 문제되는데, 기본적으로 돈을 주고 모든 법률관계가 종결된다면 이는 대부업으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이 2018도7682 판결의 취지이다. 즉 "피고인과 의뢰인들 간의 관계는 피고인이 의뢰인들로부터 상품권 핀 번호를 넘겨받고 상품권 할인 매입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모두 종료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부업의 범위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11. 24.)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