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소비자를 상대하게 되는 B2C사업을 계획 중인 스타트업이라면 고객상담업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다행히 사회적으로 '갑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면서 고객의 폭언, 폭행 등으로부터 고객응대근로자(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직원, 전화 또는 온라인을 통한 상담업무를 하는 직원 등)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고객의 폭언, 폭행을 방지하는 문구나 음성 안내를 게시하여야 하며, 고객응대업무에 대한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고객응대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및 시행규칙 제41조).
그러나 상품, 서비스의 품질에 대하여 주변에 알리겠다면서 과도한 수준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거나 상습적으로 불만을 표출하여 기업의 업무를 방해할 정도가 되는 이른바 '블랙컨슈머'에 대해서는 대처하기가 까다롭다. 소비자의 요구가 정당하다면 당연히 '블랙컨슈머'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부당한 요구의 정도가 심각하다면,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으니 이에 대하여 검토해 보도록 한다.
강요죄는 ① 폭행 또는 협박으로, ②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성립하고, 상대방이 의무없는 일을 요구하였다면 피해자가 실제로는 의무없는 일을 실행하지 앟았더라도 강요미수에 해당한다(형법 제324조, 제324조의5).
먼저 고려해야할 것은 상대방이 요구하는 것이 의무없는 일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실제로 상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다면 강요죄에 해당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질 것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부당한 요구를 하는 '블랙컨슈머'의 경우라면, 협박을 수단으로 삼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협박이 있었는지는 행위의 외형뿐 아니라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주위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는데, 결국 협박이 있었는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인 사례에서 대법원은, 환경단체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폐수 배출 단속활동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고 한 경우, 특정 신문에 광고를 집중적으로 개제한 것을 이유로 소비자불매운동을 한 경우에는 강요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종합하여 볼 때, 실제로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피해를 주장하면서 이를 인터넷에 알리겠다고 한 수준을 넘어서 영업에 지장을 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협박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블랙컨슈머'의 행태가 도가 지나친다고 판단된다면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7064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 법무법인 민후 장지현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0. 12. 16.)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