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자기거래란 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를 말한다. 우리 상법은 이사의 자기거래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규정의 취지에 따라 상법 제398조의 적용을 받는 자기거래는 이사에게는 이익이 되고, 회사에게는 손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거래로 제한된다. 그런데 여기서 회사에게 손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거래에는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거래가 포함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예를 들어, 이사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거래라고 하더라도 회사가 이사에게 담보를 제공하거나 채무에 대하여 이자를 지급하는 경우라면 자기거래에 해당한다.
또한 이사가 직접 회사와 거래하지 않더라도 자기거래에 해당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한 사람이 A, B회사의 대표이사인 경우 또는 A회사에서는 대표이사이고 B회사에서는 이사로 재직 중인 경우라면, A, B회사 사이에 매매계약이 체결되거나 A회사가 B회사의 보증을 서주는 등 거래가 있더라도 모두 자기거래에 해당한다.
자본금이 10억 원 미만이고, 이사가 1명 또는 2명인 소규모 회사의 경우에는 이사회의 결의가 의미가 없게 되는바,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상법 제383조 제1항, 제4항). 따라서 소규모회사는 자기거래에 대해서도 이사회의 결의가 아닌 주주총회의 결의를 받아야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이러한 소규모 회사에 해당할 경우가 많은데, 주주총회는 이사회보다 엄격한 절차를 지켜야 인정되는 것이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최근 대법원은 자본금 10억원 미만의 회사로서 이사가 1명 또는 2명이어서 자기거래에 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한 경우에 대하여, 주주총회의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동의하거나 승인하였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주주총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과는 다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사와 회사 사이의 거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소규모회사의 경우에는 절차를 갖추어 주주총회에서 거래의 내용에 대하여 밝히고, 투표절차를 거쳐 승인을 받지 않고 단순히 주주들의 동의만 받고 이사가 회사와 거래를 한 경우, 또는 거래 사후에 주주들이 그러한 거래에 대하여 동의를 한 경우라 하더라도 회사는 그러한 거래에 대하여 무효임을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이사는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볼 위험이 있는 것이다.
또한 자기거래로 인하여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이사는 이에 대하여 횡령이나 배임등 형사상 책임까지 지게될 수 있으므로 소규모회사의 이사는 상법상의 규정과 관련 절차에 대하여 숙지하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참고
-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9다205398 판결
* 법무법인 민후 장지현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1. 2. 22.)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