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상 주요한 자산
기술유출 또는 자료유출 사건에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자료는, 반드시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자료의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는 해당할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즉 비공지성과 경제적유용성을 요건으로 한다. 이 점에서 영업비밀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지의 판단은 쉽지 않은바 하나하나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이 사건 기술 자료 중 회로도는 이미 공개되어 있는 MPU와 모듈 판매회사가 제공하는 표준회로도와 매우 유사하고, 이 사건 단말기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기술 자료를 반출할 당시 이미 판매되고 있었으며 그 단말기를 구성하는 부품 자체는 모두 공지된 것이어서 이 사건 기술 자료의 부품리스트를 쉽게 알아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다운로드 매뉴얼과 테스트 매뉴얼 및 사양서는 제품의 하드웨어의 구조와 소프트웨어의 기능이 확정되면 작성될 수 있는 것이어서, 이 사건 기술 자료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없거나 그 자료의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공소외 주식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수사보고(일반, △△△△△△ 홈페이지 자료 첨부 보고)의 기재와 공판기록에 편철된 자료를 종합하면, 벌집 구조의 빅도어가 피해자 회사의 홈페이지에 소개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벌집 구조의 빅도어의 단순한 소개 관련 자료나 영상 등을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범죄일람표 2 기재 3번 자료는 프로젝트별 예상원가 산출내역 및 2011년 매출액을 정리한 자료에 불과하고, 피해회사가 그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 및 비용을 들였다거나 이를 통해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위 3번 자료는 피해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4) 이 사건 자료들 중 해외고객 바이어명단 정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자료는 피고인이 전세계적으로 매년 두 차례 이상 개최되는 교육용기자재 박람회에 참가하여 받은 명함을 정리하거나 콤파스, europages 등의 해외 바이어 정보 검색이 가능한 인터넷사이트 등을 검색하여 찾은 바이어명단을 저장해 놓은 것인 점, ② 위와 같은 박람회에는 아무런 자격 제한 없이 누구라도 참가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 ③ 무역협회에서 제휴하여 운영하는 kompass 등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해외 바이어들의 업체명, 주소, 담당자 연락처, 메일주소 등을 쉽게 알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해외고객 바이어명단 정보 자료는 공지되었다고 할 것이다.
5) 이 사건 자료들 중 제품 수출단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자료는 제품의 품목, 납품 단가, 수량, 세관에 정상적으로 수입신고 및 세액납부를 하여 수리가 되었음을 증명하는 신고필증 등이 정리된 자료인데,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종합쇼핑몰 인터넷사이트, 알리바바닷컴 등에 이 사건 회사를 비롯한 전자칠판, 전자교탁 등 판매업체들은 제품의 정보와 판매가격이 공개되어 있고, 해외시장의 경우도 알리바바 등의 사이트에 이 사건 회사를 비롯한 전자교탁 등 제품의 가격이 공개되어 있는 점, ② 위 자료는 이 사건 회사 직원들 뿐 아니라 바이어들을 통해서도 공개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제품 수출단가 자료는 공지되었다고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9. 12.)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