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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IT와 혁명


빌게이츠의 은퇴 이후 13년 동안 MS를 이끌던 스티브 발머가 은퇴 선언을 했다. 스티브 발머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MS의 최근 실적을 보건대 영광스런 은퇴는 아닌 듯하다.

스티브 발머의 실패 요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새로운 기술환경인 모바일ㆍ스마트 혁명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과 단기적인 경영지수에 집착한 나머지 장기적인 기술 혁신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07년 등장한 모바일·스마트 기기가 스티브 발머를 몰아낸 것이다.

하지만 스티브 발머를 몰아낸 모바일ㆍ스마트 기기도 서서히 다음 세대에 왕좌를 내줄 준비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가격이 최초로 300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스마트폰 기술 표준화 및 저가폰의 공습으로 인하여 모바일·스마트 시대의 주역인 삼성이나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기술혁신도 한계에 도달해 신제품이 나와도 예전과 같은 감흥이 없다.

모바일·스마트 기기를 잇는 다음 세대의 주역은 무엇일까? 웨어러블 기기(wearable computer)가 되지 않을까.

웨어러블 기기란 안경, 시계, 의복 등과 같이 몸에 착용할 수 있는 기기이다. 구글 글라스, 삼성 갤럭시기어, 애플 아이워치가 대표적이다. 웨어러블 기기 내부에서도 글라스 계열 대(對) 워치 계열의 한 판 승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판매 중인 소니의 스마트워치는 큰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으며, 구글 글라스를 착용해 본 한 기자는 스마트폰 대신에 착용할 이유를 못 느낀다고 혹평했고 최근 프라이버시 침해 사례가 발표되어 사람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

새로운 기기가 나왔다고 하여 항상 혁명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혁명적인 기술은 혁신적이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직관에 합치되어야 한다. 웨어러블 기기가 스마트폰과 같은 혁명을 가져올까. 수년 후, 법정에서 컴퓨터를 보는 대신 글라스를 착용하는 법조인을 상상해 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3. 9. 2.), 법률신문(2013. 9. 2.)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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