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식재산권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창작물에 저작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개성과 창의성이 보호받는 시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저작권의 보호대상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창의성이 담긴 모든 표현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일까? 이슈가 되는 특수 문제를 중심으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에 관해 알아보자.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
저작권법에서 명시적으로 보호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창작물을 의미한다(저작권법 제2호 제16호).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에 있어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창작적 표현 형식', 즉 프로그램의 소스코드 등에 한정되지만, 그 밖에 프로그램에 내재된 아이디어는 별도 특허요건을 구비하면 특허로도 보호될 수 있다.
사진 저작물
사진은 피사체 선정, 구도 설정, 카메라 각도의 설정 등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저작물로 보호된다. 사진 저작물의 저작물성은 특히 예술사진이 아닌 광고사진에서 문제 된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제품 자체만을 충실히 촬영한 사진에 대하여는 저작물성을 부정한 반면 제품을 다른 소품들과 조화롭게 배치하여 창작적 고려가 표현된 사진에 대하여는 저작물성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1. 5. 8. 선고 98다43366 판결).
캐릭터 저작물
만화나 영화 등의 매체가 저작물로 보호받는다면, 해당 저작물의 주인공인 캐릭터도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우리 법원의 대답은 '보호받을 수 있다'이다. 대법원은 "만화, 텔레비전, 영화, 신문, 잡지 등 대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하여 등장하는 인물, 동물 등의 형상과 명칭을 뜻하는 캐릭터의 경우 그 인물, 동물 등의 생김새, 동작 등의 시각적 표현에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으면 원저작물과 별개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며, 캐릭터의 저작물성을 인정하면서, 해당 캐릭터에 관하여 상품화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서체 저작물
개인의 서체 역시 일정한 요건하에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실용적인 기능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창작된 응용미술작품은 거기에 미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실용적인 기능과 별도로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하여, 실용적인 기능 외 예술적 가치가 있는 서체에 한하여 저작물성을 인정하였다(대법원 1996. 8. 23. 94누5632 판결). 나아가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서체 파일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도 있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99다50552 판결).
2차적 저작물
2차적 저작물은 원저작물을 번역ㆍ편곡ㆍ변형ㆍ각색ㆍ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로,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저작권법 제5조 제1항). 2차적 저작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되어야 하는 것이며, 원저작물에 다소의 수정·증감을 가한 데 불과하여 독창적인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대법원 2002. 1. 25. 선고 99도863 판결). 또한, 2차적 저작물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의 동의 여부를 불문하고 2차적 저작물의 저작자에게 귀속된다(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2다45895 판결). 이때, 원저작자의 동의 없이 2차적 저작물을 창작한 저작자는 원저작자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를 이유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내용 중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저작물
저작물의 내용 중에 일부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서 보호될 수 있다. 대법원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이라 함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면 되고 윤리성 여하는 문제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내용을 포함한 저작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하였다(대법원 1990. 10. 23. 선고 90다카8845 판결).
시사보도
위 저작물들과 달리,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아니다(저작권법 제7조 제5호). 대법원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것은 외부로 표현된 창작적인 표현 형식일 뿐 그 표현의 내용이 된 사상이나 사실 자체가 아니고, 시사보도는 여러 가지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간결하고 정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창작적인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적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표현 수준에 이르지 않고 단순히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정도에 그친 것은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판시하며, 시사보도는 저작권으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다354 판결).
이처럼 법원은 모든 창작물에 저작물성을 무제한으로 인정하지는 않으며,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안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다. 따라서 나의 저작권을 온전히 보호받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지현주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2. 5. 19.)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