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에 따라 개인정보를 포함한 정보를 수집하여 보관ㆍ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이 이러한 예에 속한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기술로 인하여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이나 알권리는 희석되고 있고, 정보주체(data subject)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그 지위를 상실해가고 있으며 급기야는 정보객체로 전락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클라우드의 경우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가 직접 이용자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보주체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 사이에 인터넷서비스기업이 끼어 있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용자는 인터넷서비스기업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하지만 실제로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가 보관ㆍ관리하게 된다. 즉 전통적인 인터넷서비스와 달리 정보를 제공한 이용자와 정보를 수령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 사이에 계약관계가 없는 구조인 것이다. 때문에 정보주체의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은 상당부분 약화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예로 IoT 환경에서는 정보주체의 능동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통적인 IT 서비스에서는 정보주체의 스스로의 선택에 의하여 정보를 입력하였지만, IoT 환경에서의 개인은 정보수집의 객체에 불과하다. 심지어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수집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IoT는 빅데이터 환경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SNS 또는 IoT 등으로 인하여 형성된 빅데이터는 고도화된 분석을 통하여 새로운 부가가치 있는 정보를 생성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정보에 대하여 정보주체는 알 수도 없고, 어떤 식으로 정보가 처리되어 어떤 정보가 쌓이고 있는지에 대하여 접근할 수도 없다. 빅데이터 환경에서는 정보주체에게 반드시 필요한 투명성이나 알권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IoT, 빅데이터의 새로운 기술 환경에서, 이용자나 정보주체는 그 동안 그나마 보장받았던 개인정보 통제권, 능동적 지위, 투명성이나 알권리에 있어 치명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하여 새로운 기술 환경을 포기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국가 경쟁력이나 새로운 혁신은 우리에게 당면과제이고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기술 환경에 부합하는 개인정보 보호 환경의 개발 및 시행에 주력하여야 한다.
그 방향은 더 많은 통제권의 부여, 능동성의 보장, 투명성이나 알권리의 확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로 하여금 계약 관계가 없더라도 보유 중인 개인정보의 정보주체에 대하여 직접 의무를 부담하게 한다든지, IoT 센서의 수집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인증을 강화하다든지, 빅데이터 처리의 전제로서 비식별화 처리 기준의 정립이나 강화, 투명성 제도의 보완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정보주체의 추적권(right to trace)의 보장도 필요하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어디에 있고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가공되어 어떻게 제공되었는지에 대하여 추적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지 클라우드, IoT, 빅데이터의 새로운 기술 환경에서 개인정보보호 환경은 마땅한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리걸인사이트(2016. 3. 9.), 디지털데일리(2016. 3. 9.) 기고.